2018년 8월 11일

2018년 9월 8일

2018년 10월 6일


죽마고우인 내 친구들의 결혼식 날짜이다.

신기하게도 죽마고우 녀석들이 3달에 거쳐 한 달에 한 명씩 결혼을 했다....ㅋㅋ(1월에 결혼한 갑돌이까지 합치면 4명이나.....)

덕분에 고향에 계신 어른 분들은 한 달에 한 번 서울로 오셔야 했다.....허허...





내 결혼식이 엊그제 같은데...



작년 이맘때만 해도 이렇게 되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는데, (심지어 그 땐 두 놈은 여자친구조차 없었을 때니...) 진짜 사람 일은 모르는 건가보다 ㅎㅎㅎ








강냉 결혼식(2018.08.11)

8월 11일, 무더운 한 여름. 그것도 한 여름의 중심이다.

더운 날 태어난 녀석이 결혼도 더운 날 한다.

강냉이랑은 함께한 추억이 가장 많다. 학창시절에 집이 가까웠으면 얼마나 놀았을지 짐작이 안 갈 정도....

약간은 돌연변이 같은 면모가 있다. 놀라울 정도로 섬세하기도 하고, 특이한 발상에 고집도 세다.

근데 신기하게도 변하지 않을 것만 같던 녀석이 조금씩 고집을 꺾는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수용하는 능력이 생긴다. 그리고 그게 점점 더 커져간다.

대개 고집쟁이들은 쉽게 자기 말을 꺾지 않는데, 이 녀석은 조금씩 변해간다. 그것도 발전적인 방향으로. 

어쩌면 그래서 내가 이 녀석한테 뭔가를 알려주는 걸 좋아하는 것 같다. (....응??.....아바타인가?....) 


(최근에 영은이 결혼식 때 강냉의 어머니(유치원 선생님이셨다)가 해주신 얘기로는 어린시절 유치원에서 내가 잘못된 답을 너무 자신있게 말해서 옆에 있던 강냉이가 끄덕이며 믿고 있었다고 한다. 어쩌면 이 때부터 강냉이는 내 말에 신뢰를......)


참 신기한 녀석이다.

아는 것도 많고 관심 분야가 생기면 끝장은 보는 성격이다. 물론 많이 아는만큼 재미없는 설명충의 성향도 짙게 드러나지만 그 또한 이 녀석만의 매력인 듯하다.


그리고 나보다 더 심한 덕후의 길로 들어섰다.

첼로를 전공한 동생의 친구들을 세션으로 두어 결혼식 BGM 전체를 브아솔 노래로 했다....(상돌아이다ㅋㅋ)

결혼식 축가로 선글라스 끼고 브아솔 따라한 우리도 상돌아이 같긴 하다...


서울에서만 공연하는 브라운아이드서울....



식장 천장이 열리고, 각자 들고 있는 풍선을 날리며 둘의 결혼식을 축복해주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세심하게 식장 선택부터 배경음악, 식순까지 준비한다고 적잖이 고생했을 것 같다 ㅎㅎㅎ

성향도 잘 맞고 속 깊은 예으니랑 오랫동안 행복했으면 좋겠다!




이 분들이 왔었답니다^^















댕최 결혼식(2018.09.08)

나의 군입대 10주년 되는 날이자 다뽕이의 생일이다.

댕최의 결혼식은 정말 올해 가장 핫 이슈인 결혼이지 않았나 싶다 ㅋㅋ 

여러 의미로 누군가에겐 좌절을(패배감) 누군가에겐 희망을(나도 할 수 있겠구나!!!!라는...) 주는 결혼식이었다. (ㅋㅋㅋ)

작년 겨울 햇병아리 모임에서 쓸쓸하게 홀로 있었던 녀석의 옆에 짝이 생기고, 결혼까지 하게 되었다는 게 참으로 신기했다.


수형이는 최씨라서 그런지 우리 중 고집이 가장 세다.

그리고 그 고집이 때론 당황스러울 정도로 이상한 방향이라 우리가 잔소리를 많이 하는 편이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데미지가 없다. 듣질 않으니.....)


역시나 결혼 준비하는 과정도 무척이나 허술해보였지만 결론적으로 결혼식은 정말 좋았다.




이렇게 부를거면 연습은 왜 한거야


노래는 정~~~~말 못했지만(클라스가 다른 노래실력) 특유의 어리숙함 속 진솔한 이야기가 감동적이었다.

예비신부에게 전하는 짧지만 임팩트있는 한 마디. 

"저와 결혼해주셔서 고맙고, 사랑합니다!" 

꾸민듯한 가식이 아닌 떨리는 목소리와 그 속에 들어있는 진심이 아름다웠다.


비록 표현은 서툴지만 결혼식을 본인과 예비신부가 아닌 오늘날을 있게 해주신 부모님께 돌리려는 마음도 멋졌다.

참 수형이다운(?) 결혼식이었다. 그게 좋았다.



뭐... 지난번과 비슷한 사람들 왔었답니다
















뚜륵 결혼식(2018.10.06)

이 날은 아이러니하게도 의로형의 생일이다.


뚜륵에게 '니가 나보다 먼저 결혼하면 100만원 줄게^^'

라고 비웃듯이 이야기 한 그 의로형의 생일날 뚜륵은 결혼을 하였다.

처음 결혼 소식을 들었을 때 의로형의 표정이 문득 궁금했다ㅋㅋㅋ


뚜륵은 워낙 자기 앞가림을 잘하는 녀석이라 결혼 준비하면서 크게 물어본 것도 없었던 것 같다.

그저 묵묵하게 스스로가 찾아보는 타입. 강냉이랑 다른 점이 있다면 크게 욕심은 없어서 깊게 파는 것보다는 딱 보통정도만 한다 ㅋㅋ

뚜륵도 자기는 보통 사람인척하지만 이상한 녀석이다.

3초만에 잠드는 스킬 보유자이며, 자고 있을 때 본인의 이름이 나오면 1초만에 깬다.(뚜륵 잘 때 욕하면 들킨다.)

또, 웃을 때 가장 순수하고 때묻지 않은 미소가 나온다. 어른들이 어린 시절에 혁진이가 제일 귀여웠다고 했다. 많이 울어서인지 진짜 귀여워서인지는 잘 모르겠다.


결혼식은 뚜륵의 성격답게 무난했다.

엄숙한 분위기 속 영묵이의 사회가 아주 신선했지만(사회자가 더 박수를 많이 받았던 결혼식?!) 전체적으로 무난한 결혼식이었던 것 같다.






모든 하객들의 입가엔 흐뭇한 미소가


결혼식 킬링 파트는 이것이었으니... 바로 신부의 손을 잡고 노래를 불러주는 신랑이다.

이 장면이 가장 좋았던 것 같다. 

먼저 결혼한 우리들은 '왜 이 생각은 못했지....'라고 생각하고 있을 때 지효는 자기도 저렇게 해달라며 다시 하자고...(ㅠㅠ)

어쨌든 웃으며 신부의 손을 꼭 잡은 뚜륵의 모습이 참으로 좋았다.

다들 기분 좋은 결혼식이 되지 않았나 싶다.




"형, 이러다 그 선글라스 10년동안 쓰겠는데?" 라는 얘기 들은 날...





매달마다 온다고 고생이 많다.









재미있었던 축가 준비 

결혼식이 3달동안 연속적으로 있었기에 나도 3달동안 축가 준비를 할 수 밖에 없었다 ㅎㅎ

브아솔 덕후답게 세 곡 모두 브아솔의 노래로! 약간 느낌을 살리려고 선글라스까지 매 회 착용했다(후후후)

=> 나중에 마지막 결혼식 때는 매번 선글라스 끼고 축가 부른다고 그거 평생 쓸거냐는 얘기까지 들었다..(후후후........후...)

축가를 부르게 된 덕택에 철호랑 많이 가까워졌는데 이 녀석 생각보다 매력이 넘친다.

그리고 노래도 어마어마하게 잘한다. 내가 직접 들어본 사람 중 단연 최고였으니.

철호 덕분에 축가 부를 맛(?)이 났던 것 같다ㅎㅎ 매번 하고 싶어도 나얼 파트 때문에 고뇌하고 있던 우리였는데(겁나 오합지졸), 그런 우리에게 철호는 한 줄기 빛...

아무튼 오랜 시간동안 함께 많은 준비를 하지는 못했지만 만날 때마다 서로 이야기도 나누고 좀 더 편하고 가까워진 느낌이다.

그리고 철호는 우리 덕분에(?) 스타덤에 오르게 된 것 같다ㅋㅋ 대외적으로 어마어마한 실력의 소유자라는 것을 알리게 되어 이미지와 호감도가 쭉쭉 상승했으니 말이다.

어쨌든 3번의 축가는 걱정보다는 (철호 덕분에)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재미있는 건 남겨놔야지?ㅎㅎㅎ













세 친구에게

이제 죽마고우 모두가 유부남이 되었다.

문득문득 녀석들 생각이든다. 이전보다 자주.

채팅방에 함께 있어도 확실히 예전과는 느낌이 많이 달라졌다.


무엇보다 결혼을 하고 나니 이 녀석들도 뭔가 여유로운 느낌이 든다.

그 여유로움이 낯설게 느껴지지만 좋다.


그러나 가슴 한 구석에 서글픈 생각이 남아있는 건 왜 인지 모르겠다.


우리끼리 모여서 수다 떠는 것도,

같이 PC방에 가서 새벽까지 노는 것도,

5.5평짜리 원룸에서 셋이서 살았던 추억도,

다 추억으로 남게 되었다.


'서글픈 생각이 드는 건 이 시절이 다시 오지 않기 때문이겠지.'


어렸을 때 봤던 서른살 형들은 정말 어른 같고 의젓해보였는데 내가, 아니 우리가 그 나이라니 믿기지가 않는다.

어른들이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빨리간다고 하셨는데 정말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유치원 때부터 알고 지내왔던 우리가 어느덧 서른이다. 서른....


추억도 너무 많고, 서로가 서로를 너무 잘 안다.(생각해보니 거의 생애의 전부를 함께 했네)

오랜만에 만나도 아무렇지 않고, 아무 말 하지 않아도 불편하지 않은 친구들.

그저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많은 힘이 된다.


가끔일지라도 아주 오래..... 오래 보자 얘들아. 늘 고마운 내 친구들. 너희들이 내 친구여서 참 좋다.